close

싱글벙글 능욕당한 여왕 이야기.jpg

꿀잼 싱글벙글 능욕당한 여왕 이야기.jpg

1.png

 

 

때는 로마제국이 브리타니아를 점령해나가던 시절 

 

당시 브리타니아는 여러 크고 작은 부족들이 각자의 왕을 섬기며 통일되지 않은 상태로 섬 곳곳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강대한 로마와 싸우는 대신 굴복하고 우호 관계를 맺는 것을 택했다.

 

2.jpg

3.jpg

 

 

 

이런 부족 중에는 프라수타구스 왕이 다스리는 이케니 부족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죽을날이 가까워오자 프라수타구스는 자신의 영토를 양분해서 절반은 로마 황제에게,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두 딸에게 준다는 유언을 남기고

 

섭정으로 자신의 아내인 부디카를 지명했다.

 

이는 로마의 힘을 빌어 부족과 가족의 안전을 지키려는 생각이었다. 

 

4.jpg

5.jpg

 

 

그러나 왕의 기대와는 달리 

 

로마는 브리타니아를 대등한 동맹관계가 아닌 야만인들로 볼 뿐이었다. 

 

왕에게 후계자가 없으면 자연스럽게 그 모든 영토를 편입시킬 수 있을거라 여긴 로마 관리들은 

 

여성 후계자를 인정하는 않는다는 로마의 법을 핑계로

 

프라수타구스가 죽자마자 그의 유언을 무시하고 이케니족의 땅을 빼앗았다. 

 

 

6.jpg

7.jpg

 

 

부디카가 이런 강압에 항의하자 로마군은 다른 부족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기로 했다. 

 

로마 군대는 부디카를 길거리 한복판으로 끌고나와 발가벗기고 기둥에 매단 다음 짐승을 다루듯이 채찍질을 했다. 

 

게다가 병사들을 시켜 왕의 후계자인 두 딸을 부디카의 눈앞에서 윤간했다.

 

 

8.jpg

 

 

노예처럼 얻어맞고 강간당한 모녀를 따르는 부족은 아무도 없을거라 생각한 로마였지만 

 

여성의 발언권이 상당히 강했던 브리타니아 켈트족에게 되려 이 사건은 반-로마 감정을 폭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직접적인 피해를 당한 이케니족은 물론, 그동안 로마의 탄압에 신음하던 수많은 부족들이 부디카를 중심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9.jpg

 

 

“로마의 본성을 보았는가!

 

로마인들의 오만과 무례를 용납한다면 저들은 계속 우리를 조롱하고, 침 뱉고, 

 

우리 재산을 약탈하고, 우리의 딸들을 욕보일 것이다.

 

우리는 노예도 아니고, 저들의 소유물도 아니다! 

 

켈트의 용사들이여! 나와 함께 저들을 응징하지 않겠는가!”

 

 

 

 

10만이 넘는 켈트족이 여왕의 이름 아래 결집했다.

 

 

10.jpg

11.webp

 

 

부디카에 호응해서 일어난 브리타니아 반란군은 

 

무서운 기세로 진군하며 로마의 여러 도시를 함락하고 불태웠다.

 

로마에 대한 원한과 미움과 복수심으로 미쳐버린 그들은 로마 병사는 물론 

 

여자와 노인, 아이들까지 남기지 않고 모조리 죽여버렸다.

 

브리타니아 최대의 도시 론다니움이 파괴당하고 8만이 넘는 로마 시민이 도륙당했다.

 

11.jpg

12.jpg

 

 

 

켈트족의 대규모 반란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로마군은 곳곳에서 각개격파를 당했고

 

브리타니아의 반란 규모는 갈수록 커져만갔다.

 

당황한 로마 상층부는 브리타니아를 포기하고 완전 철군하는 선택지까지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13.jpg

14.jpg

 

 

그러나 브리타니아 지역 총독이자 사령관인 가이우스 수에토니우스 파울리누스의 판단은 달랐다.

 

여기서 물러나면 브리타니아를 다시는 되찾지 못할거라 직감한 그는 

 

패잔병들과 베테랑 퇴역군인들을 긁어모아 보병 1만여 명과 기병 1천 명의 군단을 편성했다.

 

로마 군단이 집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부디카 역시 군대를 진군시켰고 

 

브리타니아의 운명을 가를 ‘와틀링 가도 전투’가 시작됐다. 

 

15.png

16.jpg

 

 

부디카는 전투에 앞서 두 딸과 함께 이륜전차에 올라타서 병사들에게 다가가 연설했다. 

 

 

“나는 위대한 전사의 딸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 나의 왕권을 위해서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 

 

빼앗긴 자유와 채찍으로 얻어맞은 몸과 능욕당한 딸들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마땅히 갚아야 할 원한에 대해 복수하라고 신들께서 허락하셨다. 

 

우리는 전쟁에서 기필코 이길 것이고, 이기지 못한다면 죽을 것이다!

 

이것은 한 사람의 여자로서 결심이다. 남자들이여, 그대들은 노예로 살 것인가?!”

 

 

17.jpg

18.jpg

 

 

 

 

 

수에토니우스 또한 병사들의 사기를 고취시키고자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야만인들의 허세 따위를 두려워하지 말라! 

 

적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고 무장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자들이다!

 

브리타니아를 점령하면서 우리가 저들을 수차례 패배시켰음을 상기하라!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결국 전투를 판가름하는건 너희같은 정예들이다!

 

대열을 갖추고 투창을 던져라! 방패와 칼로 쉴틈없이 찌르고 베어 쓰러뜨려라! 

 

전리품 따윈 잊어라. 싸움에 이기면 모두 너희 것이다!”

 

 

 

19.jpg

 

수에토니우스는 노련한 장군답게 유리한 지형을 선점했다.

 

1만여 명의 로마군은 배후가 숲으로 둘러싸이고 입구가 좁은 지형에 진을 치고 

 

중앙에는 중무장한 군단병을, 양날개에는 기병을 배치했다.

 

10만이 넘는 반란군에게 포위당하는걸 방지하고 

 

집단전술에 능한 로마군의 이점을 살리기 위한 방책이었다.

 

 

 

 

 

부디카도 이런 계획을 눈치채고 있었지만 압도적인 숫적 우세로 밀어붙이면 손쉽게 승리할거라 생각했다.

 

반란을 일으킨 이후 승승장구하며 로마군을 여러번 패퇴시켜 본 경험이 그녀를 더욱 부채질했다.

 

승리를 확신한 브리타니아 반란군은 후방에 짐수레를 두고 여성과 어린이를 태워서 전투를 구경하게 했다. 

 

 

20.jpg

21.jpg

 

 

 

로마 군단병은 숫적으로 몇배나 우세한 적들이 진격해와도 동요하지 않고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적들이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자 로마군은 투창을 던졌다.  

 

로마의 투창은 명중하면 끝부분이 구부러지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몸이나 방패에 박히면 빼기가 극도로 힘들었다.

 

장비가 빈약했던 켈트족은 로마군과 접하기도 전에 큰 피해를 입고 진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22.jpg

23.jpg

 

 

 

어떻게든 숫자로 밀어붙이면 될거라 여긴 반란군은 백병전을 시도했으나 

 

지중해 세계를 제패한 당대 최강 로마군의 진형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브리타니아인들은 초반의 기세를 잃고 점차 지쳐가기 시작했다.

 

24.jpg

25.jpg

 

 

 

반격할 때가 되자 로마군은 쐐기진형을 형성하고 역으로 치고 나갔다.

 

고도로 훈련되어있던 군단병에 비해 조직력이 부족했던 반란군은 크게 당황하며 밀려났다.

 

그런 그들의 측면을 우회한 로마군 기병이 두들겼다. 

 

 

 

 

 

브리타니아인들은 전방은 군단병에게, 측면은 기병에게 

 

그리고 후방은 그들이 끌고 온 짐수레에 의해 포위되는 처지에 놓여졌다. 

 

26.jpg

27.jpg

28.jpg

 

 

과밀집된 반란군은 옴짝달싹 못한채로 로마군에게 학살당했다.

 

이날 로마군의 피해는 경미했던 반면 켈트족은 8만여 명이 전사했다. 

 

완벽한 로마의 승리였다. 

 

절망에 빠진 부디카는 독을 마시고 자살했고

 

구심점을 잃은 브리타니아 반란군은 얼마 안가 뿔뿔히 흩어져버렸다.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되었지만 

 

수에토니우스는 켈트족을 잔인하게 탄압해서 마찰을 빚었기 때문에 

 

얼마 안가 로마 본국으로 소환되었다.

 

더이상의 반란을 원치않은 로마는 과거와 같은 무분별한 폭정을 자제하고 

 

보다 유화적으로 브리타니아를 통치했다고 한다.

 

이후 로마가 스스로 물러날때까지 수백년간 브리타니아는 로마의 지배하에 놓여진다. 

 

 

 

 

 

 

 

 

 

 

 

 

 

 

 

 

 

 

그렇게 역사의 패자로 남은 부디카는 오랜 세월동안 역사에서 잊혀졌지만

 

16세기부터 갑자기 관심을 받으며 사람들의 기억속에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29.jpg

 

엘리자베스 1세 : 대륙의 침략에 맞서싸우는 영국의 여왕…? 이거 완전 내 얘기네?

 

30.jpg

 

부디카는 켈트족의 여왕인데…

 

그쪽은 켈트족 통수친 앵글로색슨족의 여왕 아니유?

 

 

29.jpg

 

응~어쩌라고. 똑같은 영국인이야.

 

 

 

 

 

 

 

 

 

 

 

외세의 침략에 맞선 부디카의 투쟁은 민족의식이 싹트던 영국인들의 입맛에 딱 들어맞았고

 

그녀를 다룬 수많은 판화와 그림, 연극 및 소설이 쏟아져나오며 민족의 영웅으로 추앙받기 시작한다.

 

이후 영국의 정치인들은 심심하면 부디카를 소환해서 써먹었다. 

 

 

31.jpg

 

빅토리아 여왕 : 켈트어로 부디카(승리)…내 이름과 뜻이 똑같네. 이게 과연 우연일까? 내가 바로 제2의 부디카 아니겠어? 

 

 

 

32.jpg

 

 

윈스턴 처칠 : 영국인들이여! 대륙의 침략에 맞서싸웠던 부디카 여왕처럼 추축국을 물리칩시다!

 

 

 

 

 

 

 

 

 

 

33.jpg

34.jpg

 

 

지금도 영국 국회의사당 근처에는

 

빅토리아 여왕 시절 세워진 부디카와 두 딸의 동상이 있다. 

 

 

 

 

 

 

 

 

 

 

 

35.png

36.jpg

37.jpg

 

 

 

비극적인 스토리에 강인한 여전사 이미지 덕분인지

 

게임 등장인물로도 자주 보이는 편이다 

 

 

저장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