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가 군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훈련은 뭐가 있냐.ㄷㄷㄷ
시작에 앞서 가장 유명하고 흔한 유격훈련, 혹한기 훈련은 제외함.
난 16년 3월 군번임을 밝힘.
입영은 102보충대로 갔고, 거기서 21사단 신교대로 가서 수료를 한 뒤 자대를 15사단으로 배정받아서 전역까지 복무함.
우선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훈련 3개를 말해봄.
1. 백두산 호랑이 입문훈련
내가 21사단 신교대를 가서 첫번째로 했던 훈련임.
월요일~수요일 까지 3일동안 무박 훈련을 함.
나는 어릴 때 한 번 빼고 잠을 거른적이 없었어.
거기다가 첫번째 훈련이라 너무 힘들고 괴로운데, 몸살 감기까지 와버려서 너무 춥고 피곤했어.
새벽에는 배가 고플까봐 초코볼이랑 맛스타를 준 게 기억나.
하지만 누군가가 잠에 들거나 눈을 감는 순간 단체 얼차려를 받았지.
새벽에 눈을 살짝만 감아야지 하고 생각하는 꿈을 3분 안에 5번이나 꿨을 땐 정말 놀랐던 기억이 나.
사람이 잠을 안자면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잠이 얼마나 소중한 지 뼈저리게 느꼈던 훈련이었어.
개인적으로 양구에 감탄을 한 게, 연병장은 눈이 오는데 막사 건물은 비가 오더라 ㅅㅂ ㅋㅋㅋㅋㅋ
이때 부식 몰래 훔쳐가서 걸려놓고 조교한테 오히려 화내던 씨발아.
니 덕분에 수료식 전 까지 부식이 없었다. 참 고마웠다. 인생 그따구로 살지 마라.
2. 방화지대
내가 포병이었는데, 우리나 다른 부대가 포격을 할 산을 올라가서 풀이나 나무를 전부 뽑거나 베어버리는 작업이야.
10월인가 11월에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새벽 5시에 기상해서 바로 4.5톤에 탑승하고 차량으로 40~50분 가량을 이동해.
진짜 뒤지게 추워서 얼어죽겠더라고. 좆같은 철원 ㅅㅂ
산 밑에 도착해서 삽, 낫, 전기톱, 짜요짜요(짜밥, 비닐밥이라고도 부름) 챙겨서 1시간 가량 등산을 시작해.
밑에선 추웠지만 올라가면 존나 더워서 너무 짜증났어.
거기다가 경사는 점점 가파르게 올라가고, 양 옆은 낭떠러지고, 암벽 등반(철사로 손잡이를 만들었지만 가끔 뽑힘;)으로 올라가는 지랄을 했지.
올라가면 경치가 예뻐서 5분 정도는 넋을 잃고 쳐다봤어.
우리가 뽑아야 할 풀괴물들을 보고 또 넋을 잃었지.
4시 30분 쯤에 하산을 하고 부대로 복귀하고 잠을 자고.
그렇게 4일 정도 위에 일과를 무한 반복했어.
철원 씨발 분명 산 위에서는 눈이 왔는데 밑으로 내려가니까 비가 와.
그때 우리한테 구역 짬때리고 훈련한다고 런을 친 이기자부대 참 고맙다. 덕분에 하루 늘어서 또 올라갔다.
3. 호국훈련
뭔 훈련을 3주 동안이나 해.
부대안에 있다가 포끌고 나가서 진지별로 다 출동하고 텐트쳤다가 풀다가 방열에 비사격 훈련에 실사격 훈련에 쌍으로 지랄하고,
각 포상에 있는 155mm 탄이랑 장약을 실었다가 내렸다가 존나 반복함.
위장크림을 3주동안 쳐바른 게 존나 좆같았다 그냥.
A형 전식이랑 짜요짜요를 그렇게 많이 쳐먹어본 게 이때같다.
야전 취사도 했어가지고 취사병도 욕을 엄청 했었어.
각 진지마다 전초도 올라갔는데, 옛날에 쓰던 벙커랑 나무로 만든 간이 벙커도 거기서 처음 봤다.
60년대에 팔던 술병이나 78년도 라면, 과자봉지가 그 안에 있더라 ㅋㅋㅋ
이거 하고 사단지휘검열이 바로 걸려서 또 지랄을 해서 개짜증났음.
너희는 어떤 훈련이 제일 기억에 남았음? 궁금하다.
꿀잼ㅈ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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