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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당근마켓 무료나눔썰 🥕

꿀잼 나도 당근마켓 무료나눔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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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필요없거나 잘 안쓰는것들 당근에 이것저것 많이 팔아봤다. 근데 이걸 돈받고 팔기 좀 뭐해서 그냥 무료나눔으로 하는것도 있음. 예를 들어서 세탁소 옷걸이 어느새 엄청 많이 생긴거라든가 사은품으로 받은 에코백이라든가 그런거 말이야.

 

일반 중고거래는 항상 다른사람이랑 만나거든?

무료나눔은 한명만 계속 만나더라.

근데 그 사람은 좀 이상했어.

 

일단 무료나눔 글을 올리고 1분도 지나기 전에 채팅이 오더라고.

채팅할때 당근토끼 이모티콘을 불쾌할정도로 엄청나게 많이 쓰길래 좀 이상해보이긴 했어. 같은 이모티콘을 서너번 연달아 쓴다든가 완전 도배수준으로 하는거야.

 

거래약속을 잡고 장소로 나갔는데…

이런말하면 당연히 내가 나쁜놈처럼 보겠지만..

딱 봐도 정상이 아닌 느낌이 들더라.

40대정도의 뚱뚱한 여자분인데 한여름에도 외투를 입고 있었어. 기억상으로는 잠바나 경량패딩이었어. 아예 발가벗고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씬데 말이야. 거기에 벙거지모자같은거도 푹 눌러쓰고 있었어.

 

단순히 옷차림때문이 아니라 온몸에서 위화감이 느껴지는 사람이었어.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햇수에서 비롯된 온갖 경험들이 “이사람은 정상이 아니다. 가까이 하면 안된다.” 하는 느낌을 강하게 주더라.

비즈니스 웃는얼굴로 거래를 마치긴 했는데 마음같아서는 최대한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어. 

 

그리고 며칠전. 무료나눔글을 올리자마자 또 채팅이 오더라.

약속잡는데 또 이모티콘으로 엄청나게 도배하는걸 보고나서야 그때의 그 사람이라는걸 눈치챘어. 그냥 우연이겠지 하고 약속장소로 나갔는데…

 

지금 12월인데 그 사람은 여름에 봤던 그 복장을 그대로 하고 있는거야.

근데 솔직히 잠바는 12월 추위를 못 막잖아. 다들 패딩에 내복까지 입고도 춥다고 하는데 말이야. 

 

나도 마침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껴서 안보였겠지만 진짜 거부감+혐오가 섞인 표정을 하고있었어. 이번에는 인사같은것도 없이 최대한 빨리 끝내고 집으로 왔어. 이렇게밖에 설명할 길이 없는데 아무튼 정말 가까이 하고싶지 않은 아우라가 있는 사람이었어… 본능적인 거부감. 생리적인 거부감 말이야.

 

그래서 그사람 차단하려구.

서로서로 안보인다는데 이게 답인것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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